저와 예비신부가 제주도에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음식은 고사리육개장이었습니다.
고기가 들어가지 않았는데, 고기를 넣은 것 같은 식감과 육개장의 진득한 맛이 좋았어요.
하지만 고사리육개장은 제주도 외 지역에서 맛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주도의 지역음식 중 하나인 고기국수를 판매하는 식당은 종종 보이는 것과 대조되죠.
그런데 때마침 예비신부 직장에서 가까운 상수역에 고사리육개장을 파는 식당이 있어서 방문해 봤습니다.
저희가 방문한 탐라식당은 상수역에서 도보로 7~8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탐라식당 식당 정보 및 메뉴판
♧탐라식당
- 대표메뉴: 돔베고기, 제주토종순대, 고사리육개장
- 추천주류: 소주, 막걸리!
- 화장실: 외부에 있음(청결도는 보통)
탐라식당은 넓은 규모의 식당은 아닙니다.
손님은 지속적으로 들어와서 테이블은 어느 정도 계속 차 있었지만, 웨이팅을 하는 모습은 없었습니다.
저희도 여유 있게 한 자리 차지하고, 고사리육개장 하나와 돔베고기 소짜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탐라식당은 순대보다 돔베고기가 더 유명한 곳인데, 저희는 막걸리가 마시고 싶어서 제주토종순대를 주문했습니다.
아무래도 막걸리에는 고기보단 순대가 더 잘 어울릴 테니 말이죠.
그리고 저희는 사진에 없는 가파도청보리막걸리를 하나 주문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돔베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었어요.
언젠가 한 번은 먹어볼 테지만, 지금은 돔베고기는 그냥 수육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주문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탐라식당 제주토종순대 / 가파도 청보리막걸리
음식은 제주토종순대가 먼저 나왔습니다.
맛보기용 돔베고기도 몇 점 같이 나왔고, 특이하게 순대 소스로 간장과 초장이 함께 나와요.
전라도에서 순대를 초장에 찍어먹는다고 들어봤는데, 제주도도 초장에 찍어 먹나 봅니다.
처음 맛보는 가파도 청보리막걸리까지 양은 막걸리잔에 따라놓으니, 잘 차려진 막걸리 술상이 완성됐습니다.
먼저 막걸리는 탄산이 강하지 않았어요.
첫맛은 보리맛이 은은하게 느껴지다가, 막걸리를 넘길 때쯤 달달함이 느껴지는 막걸리였습니다.
달달한 막걸리를 좋아하는 분들이 좋아하실 맛이에요.
탐라식당의 제주토종순대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찹쌀 순대 생각하면 비슷한 맛입니다.
근데 초장에 찍어먹으니까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맛이었어요.
역시 초장은 만능소스가 맞는 것 같습니다.
고기에 찍어도, 순대에 찍어도, 채소에 찍어도, 각종 해산물에 찍어도 다 잘 어울리네요.
초장 찍은 순대를 먹고, 청보리막걸리 한 모금 마시면 업무 시간 동안 쌓인 긴장감이 풀리면서 여유가 느껴져서 좋았어요.
아, 돔베고기는 개인적으로는 그냥 수육 맛이었습니다.
물론, 고기니까 맛은 당연히 맛있었죠.
탐라식당 고사리육개장
순대와 막걸리를 즐기고 있다 보니 고사리육개장도 나왔습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그 비주얼이어서, 드디어 먹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행복했어요.
탐라식당의 고사리육개장은 저희가 제주도에서 먹었던 고사리육개장과는 다르게 고기가 들어가 있었어요.
고기가 어떤 고기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소고기인 것 같기는 했는데, 메뉴 이름이 '육개장'이 아닌 '육계장'인 것을 보면 닭일 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고기 덕분에 씹는 식감이 정말 좋았고, 고기육수이다 보니, 그 맛도 더 진하게 느껴졌어요.
고사리육개장의 국물 진한 정도는 추어탕의 걸쭉한 느낌을 생각하면 비슷합니다.
제 생각이지만 맛도 조금은 비슷한 느낌이 있어요.
추어탕인데 미꾸라지가 안 들어가고, 고사리가 들어간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채소가 많다 보니 부담스럽지 않고, 또 무언가를 갈아서 만든 음식이 아니다 보니 국물은 더 깔끔하죠.
고사리육개장은 고사리때문에 맛의 특색이 강한 음식이라 막걸리보다는 소주랑 더 잘 어울립니다.
오랜만에 반찬 하나 남기지 않고 다 먹었습니다.
제주도에 가지 않고도 먹고 싶던 제주도 음식을 먹어서인지 정말 다 맛있었어요.
순대도 양이 많은데 막걸리까지 먹으니 배도 많이 불렀습니다.
양이 많지 않은 두 분이 오신다면 요리 하나와 국밥 하나만 시켜서 드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주도의 맛을 서울에서 느낄 수 있는 탐라식당에서 고사리육개장 꼭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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